[디지털자산 제도화③]글로벌 흥행 NFT‧디파이…韓 특금법 발효했지만 불확실성 여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4-01 07:18 수정 2021-05-10 13:45

자산 범위에 게임 결과물 제외…NFT 규제 여부 불확실
블록체인 게임, ‘사행성’ 논란에 발목…해외로 활로 모색
디파이 규제 사각지대…제도 없이 블록체인 기술에만 의존

위메이드트리의 NFT 마켓 이미지. 사진=위메이드트리
위메이드트리의 NFT 마켓 이미지. 사진=위메이드트리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면서 디지털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오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부사항들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다. 그중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NFT(대체불가능토큰)는 유독 국내에서 규제로 인해 발목이 잡히고 있으며, 디파이(탈중앙금융)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 특금법 시행 이후 디지털자산 사업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특금법의 주목적은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부과해 금융거래를 이용한 불법행위,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등을 규제하는 데 있다.

특금법은 매도·매수,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등의 영업을 하는 사업자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흔히 우리가 거래소로 알고 있는 사업자들이다.

이번 특금법 개정안에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1항 제7호에 따른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이 제외항목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게임 내 NFT도 디지털자산 규제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 게임산업진흥법 32조가 ‘불법 게임물’에 관한 항목이라는 점이다. 즉 합법적으로 승인받은 게임에서 NFT를 다루는 것이 규제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반대로 국내에서 등급을 받지 못한 NFT 게임은 불법 게임이며, 여기서 유통되는 NFT 또한 불법자산이 되는 셈이다.

최근 국내 여러 게임사들이 게임 내에서 블록체인 기술, 즉 NFT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위메이드트리는 올해 NFT 거래소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네오위즈와 카카오게임즈는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 추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국내 게임산업에서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 승인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행 게임법에서 게임물의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결과물을 환전 혹은 환전 알선·재매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스카이피플의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도 디지털자산의 현금화 여지를 배제하지 못했다며 등급거부를 받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 탓에 국내 게임업계는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스카이피플은 지난달 4일 파이브스타즈의 글로벌 출시를 목적으로 게임 퍼블리싱 업체 글로하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위메이드트리도 지난해 12월 31일 첫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를 글로벌 149개국에 출시했다. 다만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 관련 규제로 인해 출시하지 않았다.

디파이 역시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탈중앙화 금융이다. 기존 금융회사 없이 코인을 담보로 대출이나 이자를 주는 형태다. 이달 기준 디파이 예치금액만 418억달러(약 47조217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5배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탈중앙 금융에 대한 규제 사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아직 법적 규제 없이 작동되고 있으며, 보안과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문제도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디파이의 성장과 긍정적인 전망의 이면에는 개방형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 및 보안문제, 규제 불확실성 등의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며 “현재 디파이는 책임을 지고 보증해주는 법적장치가 없이 블록체인 기술에 의존해서 작동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가 많아질수록 블록체인의 거래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탈중앙화 시스템에 따라 개방형 블록체인에서는 보안 및 운영과 관련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문제가 있다”며 “다른 프로토콜이나 외부데이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여러 스마트 계약이 중첩되면 오류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