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CBDC 테스트 완료…디지털유로 발행 임박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1-20 17:57 수정 2021-01-20 17:57

지난해 10월 영국 SETL과 CBDC 테스트 진행
코로나19로 유럽연합 내 결제환경 변화 필요↑

프랑스의 CBDC 테스트가 완료되며 디지털유로 발행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프랑스의 CBDC 테스트가 완료되며 디지털유로 발행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디지털 유로화 발행을 위해 앞장선 프랑스 중앙은행이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중앙은행이 CBDC인 디지털유로 검토 의사를 밝힌 가운데, 디지털유로 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프랑스 중앙은행이 CBDC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240만달러에 달하는 통화기금을 결제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해당 파일럿은 지난해 12월 17일 시작해 투자자들과 200만유로에 달하는 모의 주식을 거래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2019년 페이스북을 주축으로 진행 중인 디지털자산(가상자산·암호화폐) 발행 프로젝트 디엠(전 리브라)이 등장한 이후로, 디지털 화폐에 기반한 금융체계의 중요성이 높아져 일부 주요국은 CBDC 발행을 검토하거나 준비 중이다. 현재 CBDC 발행에 가장 앞장서는 중국은 디지털 위안 온·오프라인 테스트에 더해 ATM 보급 실험까지 병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CBDC 파일럿 테스트는 영국에 위치한 블록체인 서비스 업체 SETL과 함께 진행했다. SETL은 디지털자산 이동을 기록하는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IZNEZ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 CBDC 테스트 실험 게획을 발표할 때부터 민관 협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파일럿 테스트는 CBDC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디지털화된 금융 자산의 청산을 목표로 만들어진 프로세스로 CBDC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구체적으론 CBDC 구현을 중심으로 디지털화폐 설계, 영향분석, 운영 등 전반을 연구했다. 특히 CBDC를 금융기관 결제, 타국 중앙은행 간 결제, 디지털자산 결제 등에 중점을 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프랑스 중앙은행은 파일럿 테스트가 CBDC와 관련된 대규모 프로젝트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테스트 진행이 CBDC 발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CBDC 발행에 대한 유럽연합 회원국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여서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 내에선 디지털유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 디지털유로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리가르도 총재는 코로나19로 노동뿐만 아니라 결제 등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카르도 총재는 코로나19가 퍼지기 전 “독일과 이탈리아 사람들은 지폐를 들고 다녔다”며 “하지만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도 디지털 기반 결제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탈리아 은행협회도 같은 해 6월 유럽증앙은행이 디지털유로 실험을 진행한다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 역시 디지털유로와 유로시스템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한 바 있다. 올해 발행을 앞둔 디엠과 상용화를 눈앞에 둔 디지털 위안화 역시 디지털유로 발행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에서 디지털유로 논의를 이끌어온 프랑스가 CBDC 파일럿테스트를 마친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코로나19로 결제 환경 변화 등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디지털유로 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