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000만원 시대ⓛ]‘존버’는 승리할까? 굴곡의 디지털자산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11-26 09:03 수정 2020-11-26 09:03

허상 평가 받던 비트코인, 3년 만에 최고가 경신 ‘눈앞’
2017년 버블 논란, 투기 광풍 사라지자 대체 자산 ‘안착’
팬데믹 속 경기부양책 원인, 금융·결제사 진출도 ‘한몫’

사진=업비트.
사진=업비트.
디지털자산(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 2000만원대에 안착했다. 비트코인이 연일 상승세인 점을 고려하면 2200만원 돌파도 유력시 된다. 투기 광풍, 허상의 대명사로 불렸던 디지털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금융기관 및 업계의 재평가, 대체 자산으로의 인식 전환으로 인해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2077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1470만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 만에 41.6% 폭등했다. 올해 초(830만원대)와 비교하면 비트코인 시세는 2.5배 증가했다. 3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500만원 선까지 내린 것과 대비해선 4배 이상 늘었다.

비트코인 시세가 2000만원대를 넘긴 것은 지난 2017년 12월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디지털자산의 대명사로 꼽히는 비트코인은 지난 4년 간 투자 열풍, 규제 이슈 등으로 큰폭의 등락을 거듭해왔다.

지난 2017년 블록체인 기술이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적으로 조명을 받자 해당 기술이 최초로 적용된 비트코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렸다.

분산화된 거래장부 방식을 통해 개인과 개인이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분산시스템을 통해 해킹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 다양한 업체들이 관련 기술들을 대거 도입하기 시작했고 시초였던 비트코인은 그 대표적 사례로서 각광받았다.

2017년은 ‘가즈아’ 열풍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일반인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주목했고 투기 광풍이 불었다.

당시 튤립 버블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지속 제기됐지만 하루에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비트코인 투자에 매료됐고 시세는 지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리플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들에 대한 투자도 이어졌다.

하지만 디지털자산에 대한 투자 열풍은 불과 1년만에 안정화됐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자산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위험자산으로 인식, 자금들이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월 25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시세는 같은해 5월 1000만원대까지 떨어졌고 2018년 말에는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를 둘러싼 대규모 보유자들의 다툼도 시장 불안을 심화시키며 11월 중순 3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비트코인 시세가 추락하자 디지털자산 시장은 투기 광풍이 아닌 안정화 시대를 맞는다. 지난해부터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디지털자산들을 대체 자산으로 인식하는 인식들이 조금씩 늘어났고 기폭제가 된 것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위축되자 각국 정부들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화폐가치가 떨어졌다. 달러까지 약세가 이어지면서 대체 자산으로 디지털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이 다시 재조명 받게 된다.

실제로 올해 초 800만원대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되던 5월 1100만원대까지 높아졌다.

디지털자산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금융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비트코인 시세 폭등에 영향을줬다.

지난 7월 미국 통화감독청은 씨티은행, 골드만삭스 등 미국 은행들의 디지털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를 허용했다. 기존 은행들은 채권이나 부동산 등 전통 자산들만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디지털자산이 추가, 금융 제도권 안으로 디지털자산이 한걸음 들어오게 된 것.

여기에 더해 세계 최대 결제 서비스 업체인 페이팔이 디지털자산 거래 및 결재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면서 비트코인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페이팔이 디지털자산 거래 지원 소식을 알리자 당시 1300만원대에 그쳤던 비트코인 시세는 하루만에 1400만원으로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히자 18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더해 조 바이든 정부 출범도 디지털자산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팀에는 디지털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가진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