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 미뤄진 블록체인 게임…“제도 미흡으로 제자리”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8-24 15:32 수정 2020-08-24 15:32

게임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심의지연
과거 “블록체인 게임 금지 아니야” 답했지만
“여전히 제도 미흡해”...이용 저조·악순환 우려

파이브스타즈 플레이 화면. 사진=스카이피플 제공
파이브스타즈 플레이 화면. 사진=스카이피플 제공
최근 국내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규정 심의가 연기되면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명확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 문제까지 겪다보면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이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최근 심의지연을 통보받았다.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은 기존 게임 파이브스타즈에 블록체인 관련 기능 일부를 추가한 버전이다.

하지만 게임위로부터 심의를 거쳐 등급을 받은 파이브스타즈와 달리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의 심의는 연기됐다. 업계에선 게임 내 재화를 NFT로 구현한 것이 사행성 등의 우려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임위는 지난해 11월 이더리움 기반 국내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의 등급 분류를 거부한 바 있다. 심의를 받지 못한 게임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 당시 게임위는 해당 게임이 이용자의 능력보다는 우연으로 진행되는 데다, NFT로 구현한 게임 내 재화를 디지털자산처럼 활용할 수 있어 사행성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게임위에 블록체인 게임을 심의하는 등급분류기준이 애초에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인피니티스타 등급 분류 거부 이후 게임위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각각 블록체인 게임 관련 규정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기준이 제시되지 못한 상태다.

인피니티스타 등급 분류와 함께 게임위 측은 블록체인에 기반한 게임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음에도 큰 신뢰를 얻지 못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지갑을 만들고 실명인증을 해야하는 등 기존 게임들보다 가입 과정에 번거로움이 많고 실제로 반응도 많이 못 얻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례도 충분치 않아 문체부나 게임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심의가 거부되거나 연기되면서 위축되다 보면 블록체인 게임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며 “제도적인 문제로 국내 시장을 떠나는 블록체인 게임 업체가 더 많아지기 전에 하루빨리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중 블록체인 게임을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한 이들은 53.6%에 달했다. 블록체인 게임을 들어봤지만 잘 모른다고 한 이들은 34.7%였다. 블록체인 게임의 명칭과 개념을 모두 안다고 대답한 이들은 8.9%에 그쳤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