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금융범죄 전문가 잇달아 영입하는 속내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6-15 16:47 수정 2020-07-13 14:02

관련업계 “금융당국 제재 인식”

리브라, 금융범죄 전문가 잇달아 영입하는 속내
페이스북 주도 블록체인 프로젝트 리브라가 지난 5월부터 금융범죄 전문가를 연달아 임원으로 영입하고 있다.

리브라는 금융범죄 스털링 다인스(Sterling Daines)를 최고 준법감시인(Chief Compliance Officer)으로 임명한다고 10일(현지시각) 밝혔다. 다인스는 금융범죄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로서 올해 말 리브라 협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다인스는 현재 크레디트스위스의 상무이사 겸 글로벌 금융범죄 컴플라이언스 책임자로서 은행의 자금세탁방지, 국제 제재, 뇌물수수, 부패방지 프로그램을 총괄 중이다.

이전엔 골드만삭스에서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의 총괄이사와 금융범죄 컴플라이언스 부대표로 근무했다. 또 미국 법무부와 금융범죄단속반 등에서 민긴과 공공기관 컨설턴트를 맡고, 볼프스버그 그룹과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 금융범죄위원회의 공동의장을 지낸 바 있다.

다인스는 “수십억명을 돕기 위해 디지털 결제 공간을 혁신하고 있는 리브라 협회에 가입하게 돼 기쁘다”며 “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선 안전하고, 법을 잘 준수하며,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브라는 5월 이후 다인스를 포함해 임원 세명을 영입했다. 세명 모두 금융범죄 전문가다. 5월 6일 초대 CEO로 영입한 스튜어트 레비(Stuart Levey)는 HSBC 최고법무책임자로 과거 미국 테러·금융정보 담당 재무부 차관으로 불법자금 관련 업무를 맡았다.

19일엔 리브라가 로버트 버너(Robert Werner) 법무자문을 선임했다. 버너는 미국 금융범죄단속반 디렉터와 해외자산통제국 디렉터로 근무했다. 연이은 금융당국 관계자 및 금융범죄 전문가 영입을 두고 일각에선 “당국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리브라 협회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연합체로 페이스북 등 여러 다국적 기업이 참여했다. 동명의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로 국가 간 송금·결제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여러 금융당국으로부터 우려를 받아왔다.

실제로 리브라는 연이은 전문가 영입을 앞둔 4월에 백서를 전면 수정했다. 수정한 백서는 퍼블릭 체인 전환을 포기하고 지급준비금 제도를 강화해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등 금융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내용을 골자로 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