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카카오 클레이, 코인 생태계 활성화 아직인데…투기 낙인 찍히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6-11 15:11 수정 2020-06-11 15:12

‘클레이’ 일부 거래소 상장 후 가격 급등세
클립 가입 보상 물량, 단기 시세차익 움직임
“서비스 시작도 전에 제2의 비트코인 낙인”

[이슈+]카카오 클레이, 코인 생태계 활성화 아직인데…투기 낙인 찍히나?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디지털 자산 클레이(KLAY)가 원화마켓 거래 시작과 함께 가격 급등락세를 보이며 투기 논란에 휩싸였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며, 블록체인 활성화를 꿈꾸는 그라운드X의 의도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레이는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대중화 목표로 만든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자산이다. 초기 발행량은 100억개 이나, 매년 3%(3억개)가 추가 발행된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를 애초 네트워크와 관리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카운슬 회원사와 클레이튼 생태계 내 다양한 블록체인에 서비스에 참여하는 이용자에게 보상 수단으로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일부 거래소가 퍼블릭 블록체인 특성을 내세우며, 무단상장하며 판이 뒤바뀌었다. 국내 IT 대기업인 카카오에서 발행한 ‘디지털 자산’에 투자자 관심이 몰리며 가격이 상장 직후 3거래일 만에 200% 이상 급등한 것. 여기에 그라운드X가 클립 가입자 선착순 10만명에게 지급한 50 클레이를 현금화하려는 움직임이 더해지며, 가격 급락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기존 그라운드X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전국을 강타한 비트코인 광풍으로 인한 디지털 자산의 부정적인 인식을 고려해 클레이 상장을 이제껏 클레이는 ▲업비트 싱가포르 ▲업비트 인도네시아 ▲리퀴드 글로벌 ▲게이트아이오 등 해외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서만 진행해왔다. 아울러, 클립 서비스 대중화 전 클레이로 쏠리는 시선에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장 먼저 클레이 거래를 시작한 지닥에서는 상장 2거래일 만에 가격이 498원, 약 200% 뛰어오르기도 했다. 11일 오전 11시 기준 클레이 가격은 약 260원. 7거래일 동안 값이 200%까지 올랐다가 다시 50% 이상 쪼그라들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일부 이용자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그라운드X가 지급한 무료 클레이 물량을 매수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술 가치에 주목, 대중화를 꿈꿨던 그라운드X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일각에서는 클레이가 디지털 자산 투기의 물꼬가 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개인들이 잘 알아보지도 않고, 카카오의 디지털 자산이라는 이유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라고 걱정했다.

퍼블릭 블록체인 특성상 거래소들의 클레이 상장을 막을 수도 없다. 클레이 원화마켓 상장을 최초로 주도한 지닥의 운영사 피어테크와 생태계 파트너십 관계를 끊는 것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그 이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

코인 상장 전 디지털 자산 프로젝트와 거래소의 협의가 암묵적인 관행이나 절대적이지 않아서다.

되려 일부 거래소에서는 부족한 클레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 이벤트도 실시 중이다. 체인파트너스가 운영하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 데이빗은 6월 한 달간 클레이 입금 및 보관 고객에게 내달 국내 첫 상장 예정인 CSP(캐스피안) 토큰을 1:1로 무료로 증정한다. 1인당 최대 10만개 CSP를 제공하는데, 현재 가격으로 계산하면 40만원 상당이다.

지닥도 클레이 입금자를 대상으로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벨릭은 45 클레이 이상 순 입금 때(입금 클레이 수량 - 출금 클레이 수량) 25 아이콘을 지급한다. 또한 50 클레이 이상 매매 때도 25 아이콘을 지급한다.

한편 그라운드X는 “국내 원화마켓에 클레이의 그라운드X 주도 정식 상장은 계획에 없다”면서도 “거래소들의 클레이 자율 상장을 막거나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장가람 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