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코인 ‘클레이’, 제2의 비트코인 넘본다…상장 후 연일 급등세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6-09 07:28 수정 2020-06-09 07:28

170원→500원으로, 2거래일만 200% 증가
일일 거래대금 90억원…이더리움과 비슷해
“주요 거래소 추가 상장 땐 가격 더 오를 것”

카카오 코인 ‘클레이’, 제2의 비트코인 넘본다…상장 후 연일 급등세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디지털 자산 클레이(KLAY)가 원화마켓 상장 후 투자자 관심에 가격 급등세를 보인다. 투기 우려가 깊어지자 코인원은 클레이 매수 수량을 한정하며, 변동성 잡기에 나섰다.

8일 클레이가 상장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코인원·지닥·데이빗 등에 따르면 클레이는 이날 정오 기준 38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전일 대비 10% 이상 가격이 급등했다. 4일 가장 먼저 거래를 시작한 지닥에서는 클레이가 상장 2거래일만인 5일 한때 498원까지 약 20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원화마켓 상장 전 100원에서 150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위험한 수준의 등락세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코인원은 일일 매수 수량을 6000개로 제한하고 나섰다.

거래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클레이는 24시간 기준 코인원에서만 55억원 이상이 거래됐다. 지닥에서는 35억원, 데이빗에서는 4억5000만원 정도가 오고갔다. 최초 상장 후 5거래일 만에 일일 거래량이 90억원을 넘어선 것. 이는 해당 거래소의 이더리움 거래량 총합과 비슷한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 클레이 상장을 저울질하는 거래소들도 늘어나고 있다. 발행 주체인 그라운드X가 협력 관계를 끊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지만, 상장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프로비트 거래소는 오후 5시부터 클레이 상장 후 거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벨릭도 지난 5일부터 아이콘 마켓서 클레이 거래를 시작했다.

부족한 클레이를 거래소로 유치하기 위한 이벤트도 한창이다. 벨릭은 45 클레이 이상 순 입금 때(입금 클레이 수량 - 출금 클레이 수량) 25 아이콘을 지급한다. 또한 50 클레이 이상 매매 때도 25 아이콘을 지급한다. 데이빗은 6월간 클레이를 입금하는 고객에게 내달 상장 CSP(Caspian) 토큰을 무료로 선물한다.

난데없는 클레이 열풍에 업계 의견도 분분하다. 클레이의 초기 발행량은 100억개이나, 매년 3%(3억개)가 추가 발행된다. 충분한 물량이 있음에도, 일부 거래소의 사전 협의 없는 상장 때문에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많은 개인이 클레이에 대해 잘 알아보지도 않고 단순히 카카오의 디지털 자산이라는 이유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대형 고래(기관투자자)의 락 기간이 끝나면 시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라운드X가 기관투자자에게 매도한 일부 물량이 보호기간이 끝나고 시장에 나왔을 때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처인 그라운드X에서도 생각하고 있는 상장 시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블록체인 특성상 상장이 잘못됐다 이야기할 순 없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 계열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클레이 상장 계획에 대해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상장 권한은 상장위원회에 있어, 내용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업비트는 프로젝트가 상장하기 전에는 서로 교감을 충분히 한다며 무단 상장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장가람 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