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X 발행 클레이, 지닥 거래소 상장 사전 논의 없었다는데…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5-20 07:32 수정 2020-07-13 14:12

클레이 운영사 클레이튼 “투자자 주의 필요”

사진=지닥 제공
사진=지닥 제공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자산) 클레이(KLAY)가 14일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GDAC)에 상장됐다. 이에 클레이를 운영 중인 클레이튼(Klaytn)은 지닥의 상장이 사전 논의 없는 일방적인 결정이며, 클레이가 공식적으로 상장되지 않은 곳에서 거래되는 클레이의 진위 여부를 보증할 수 없으므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클레이튼은 “클레이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리퀴드 글로벌, 그리고 게이트아이오에 공식적으로 상장돼 유통 및 거래가 가능하다”며 “이와 같이 클레이가 공식적으로 상장된 곳 외에서 진행되는 거래는 클레이튼이 발행한 클레이인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이용자 및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클레이튼은 지닥과 모든 사업 협력과 추가 협의를 종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닥은 클레이튼의 에코시스템 파트너로 그간 서비스 개발과 지원 등을 협력해왔다.

하지만 클레이튼은 이번 상장을 두고 “사전 협의 없이 이루어진 바, 협업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지닥이 클레이의 국내 상장을 강행할 경우 지닥과의 모든 기존의 사업 협력 및 추가 협의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닥은 공지사항을 통해 “지닥에 상장된 클레이, 진짜 클레이인지 확인하는 법”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자신들의 거래소에 올라온 클레이가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클레이튼의 게시물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가상화폐 상장은 전적으로 거래소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과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퍼블릭 블록체인의 개념을 업계와 언론에서 혼동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나 주고받을 수 있고, 사고 팔 수 있는 화폐가 있고 이를 거래하도록 만드는 마켓을 만드는 게 어떤 부분이 잘못 됐는지 의문”이라며 “모든 것을 제어하고자 한다면 제한된 형태의 블록체인이나 티머니 형태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프로젝트 입장에선 협의되지 않은 상장으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이 제도적으로 완전히 보장받지 않은 사업이다보니 협의 없는 상장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상장이 어떻게 진행돼야 할지 대략적인 관례가 잡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