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EP 발행 준비, 민간부문으로 확대…유로존 ‘양대구도’ 만들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4-23 18:15 수정 2020-04-23 18:15

ICBC 백서 이어 스타벅스·맥도날드 DCEP 동참
네덜란드·프랑스 주도 유로 CBDC 성공여부 관심

DCEP 발행 준비, 민간부문으로 확대…유로존 ‘양대구도’ 만들까
중국 시중은행인 공상은행이 블록체인 백서를 발행했다. DCEP 발행 준비가 민간 부문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유로존이 CBDC를 발행해 ‘양대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CBDC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를 말한다. DCEP는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려는 CBDC의 이름이다.

더 블록 크립토 등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자산) 전문 외신들은 중국 공상은행(ICBC)이 블록체인 백서를 공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백서는 “블록체인을 통해 온라인 융합 등을 쉽게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았다. 블록체인의 구체적인 장점으로는 ▲신용 안정성 ▲타 분야와의 협력 ▲데이터 공유 ▲업무 투명화 등을 꼽았다.

중국은 이전부터 DCEP 발행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왔다. 현재 중국이 보유한 CBDC 관련 특허만 84개. 인민은행은 내달 중에 DCEP를 발행해 일부 도시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시중은행 중 최초로 ICBC가 블록체인 백서를 발행했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DCEP 발행 준비가 민간 영역으로 퍼지고 어느 정도 완료된 상태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ICBC의 백서 발행 보도가 나온 23일, CBDC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 중인 슝안 신도시는 스타벅스·맥도날드 등에서 DCEP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CBDC 프로젝트에 민간 리테일 업체들이 정식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CBDC 연구와 상용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달리 미국은 CBDC를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자산) 규제 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상황. 현재로선 미 연준 측이 CBDC 연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을 보인 것이 전부다.

오히려 CBDC 발행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는 것은 프랑스와 네덜란드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3월 CBDC를 시범 발행한 뒤 장기적으로 디지털 유로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서를 발표했다. 또 리플이나 이더리움을 통해 CBDC를 발행할 수도 있다는 기술 대안을 밝히기도 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역시 CBDC 개발을 이끌어갈 준비가 끝났다고 22일 발표했다. 이에 더해 유로시스템에서 실험을 선행해야만 실제로 CBDC를 발행할 수 있다며 프랑스와 같은 의견을 냈다. 중국에 비해 시작 속도는 느리지만, 일단 유로존에서 CBDC를 발행한 뒤엔 보급이 빨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빠른 국가 간 송금과 비대면 결제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CBDC 발행과 보급에 대한 필요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