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CBDC 검토 중”…이유는 현금 사용 감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3-16 17:53 수정 2020-03-16 17:53

통화·금융 시스템 안정여부 모니터링
CBDC에 블록체인 적용 여부는 미지수

사진=BOE
사진=BOE
영국 중앙은행(BOE)이 지난 12일(현지시각) CBDC 발행을 검토중이라는 내용의 문서를 공개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화폐를 말한다. ‘CBDC : 가능성·도전·구상’이라는 이름의 해당 문서는 CBDC 검토 배경과 쟁점 등을 담았다.

문서에 따르면 BOE는 CBDC 도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신 CBDC 발행으로 인한 장·단점과 실용성 등에 대해 관계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계획이다. BOE는 “우리는 CBDC에 관심이 있다”며 “지금은 돈과 결제에 있어서 중대한 변화의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OE는 CBDC 검토 요인으로 지폐 사용 감소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전체 거래에서 카드 결제는 39%를 차지한 반면, 현금 결제는 28%에 그쳤다. 이에 BOE는 “기술적 변화가 혁신을 주도하면서 민간 발행 화폐의 사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에게 새로운 재화·서비스 지불 방법이 등장하는데, 이는 디지털 경제를 지원하고 가능하게 하지만 새로운 위험성도 있다”며 “가장 안전하고 신뢰받는 화폐를 발행하는 기업으로서, 은행은 물리적 지폐의 보완책으로 대중에게 전자 화폐(CBDC)를 제공해야 하는가?”라며 CBDC 발행의 쟁점을 제시했다.

BOE는 “CBDC를 통해 통화·금융 안정 유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CBDC를 통해 탄력적인 지불 환경을 지원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은행이 더 넓은 경제에 제공하는 신용의 양과 함께, 나아가 은행이 통화 정책을 시행하고 금융 안전을 지원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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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를 발행하기 위해 블록체인(DLT) 외 기술 적용 가능성도 있음을 밝혔다. “어떤 CBDC도 블록체인을 통해 만들어질 필요는 없고, 전통적인 기술을 사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블록체인에는 CBDC 설계에 유용한 기술 혁신이 잠재돼있다”며 블록체인 기반 CBDC 발행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BOE는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프로그래밍 가능한 돈’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OE는 이번 문서를 통해 일반 소비자·기술 공급 업체·결제 서비스 업체·금융 기관·학계·타 중앙은행·공공 기관 등에게 CBDC에 대한 쟁점을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을 계획이다. BOE는 6월 12일까지 피드백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