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기면 돈이 된다”…가상화폐 커스터디 서비스 ‘우후죽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2-26 16:03 수정 2020-02-26 16:03

거래에서 지갑까지…코인,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
특금법 통과 기대에 당장 수익 없어도 진출 봇물
보관 수수료·예치자금 운용 수익으로 매출 다변화

“맡기면 돈이 된다”…가상화폐 커스터디 서비스 ‘우후죽순’
국내 가상화폐(가상자산·암호화폐)거래소와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들의 커스터디 서비스 진출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인정하는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통과 땐 커스터디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자회사 디엑스엠(DXM)은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에서 ‘업비트 세이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디엑스엠은 두나무가 디지털 자산의 보관, 활용, 운용 및 거래 효율성 증진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2019년 1월 설립한 자회사다. 디엑스엠의 업비트 세이프는 지난해 9월 출시된 기업 전용 가상화폐 수탁 서비스로, 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가상화폐 등을 안전히 보관해준다.

위탁 후 기업이 보유 자산을 출금하기 위해선 기업 내 허가를 받은 사람들이 합의를 통해 출금 신청해야 한다. 디엑스엠은 해당 출금 신청 절차를 살펴본 뒤 내부 보안 솔루션을 거쳐 출금을 진행한다. 향후 디엑스엠은 클레이튼 생태계 내 기업들의 가상화폐 안전 보관 요구에도 지원할 방침이다.

업비트와 치열한 경쟁 중인 ‘빗썸’ 역시 자회사 볼트러스트를 통해 커스터디 서비스 제공을 계획 중에 있다. 빗썸의 커스터디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거래소 지닥을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피어테크’는 지난해 7월 블록체인 기반 커스터디 거래 서비스 ‘그로우’ 출시 약 6개월만에 수탁받은 가상화폐가 300억원을 넘기는 성과를 달성했다.

해외의 경우 세계 5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디지털에셋과 美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비트고’ 등이 커스터디 서비스사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커스터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해킹에 보유한 가상화폐를 가상화폐 거래소와 분리해 외부 해킹·내부 횡령과 같은 도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대형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코인 시장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다. 수탁업체는 기업이 가상화폐 관리 보관을 업체에 맡기면 보관 수수료를 취득하는 식이다.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들은 커스터디 서비스로 예치된 자금을 통해 은행과 같이 가상화폐로 대출이나 파생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심산이다. 노드를 위임해 보상 수익을 되돌려주는 스테이킹 서비스에서 한 발 더 확장된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또한 특금법이 통과되면 우리나라도 미국과 일본처럼 일정 규모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는 업체는 의무적으로 위탁업체를 이용하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화폐를 대규모 보유한 거래소나·기관투자자·프로젝트 들이 이에 해당된다.

한편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수익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는 힘든 시기”라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확보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장가람 기자 j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