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C 채굴업자들 중앙아시아로 몰려드는 까닭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2-26 07:51 수정 2020-02-26 07:51

중국 채굴업자들 중앙아시아 이주 러시
시설부족 등 어려움에도 수익 288% 늘어

BTC 채굴업자들 중앙아시아로 몰려드는 까닭
중국 비트코인(BTC) 채굴업자들이 전기세가 낮은 지역을 찾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전기 요금이 오르면서 중앙아시아 전기요금을 사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 중국 전기세는 킬로와트시 당 0.06달러가 넘는 반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지역의 전기세는 시간당 평균 0.03달러에 그친다.

가상화폐(가상자산·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는 “풍부한 석탄, 천연가스, 값싼 전기, 희박한 인구와 광활한 영토가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비트코인 채굴에 완벽하게 적합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즈베키스탄 등의 국가에선 비밀 화폐 채굴과 거래에 대해 점점 더 개방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며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들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동조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채굴기 ‘Antminer S17 Pro’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에선 하루에 5.41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었던 반면 중앙아시아에선 같은 기계로 하루에 6.83달러를 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채굴업자들 사이에서는 채굴기 ‘Ebit E10’을 이용해 중국에서 매일 0.45달러의 수입이 생기는 반면, 중앙아시아에서 채굴을 한다면 하루에 1.75달러의 수익이 생긴다고 확신한다. 수익이 288% 증가하는 셈이다.

중앙아시아 이주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채굴업자들은 중앙아시아로 기계를 들이는 과정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제반시설 부족으로 채굴장을 처음부터 건설해야 하는 점은 쉽지 않다. 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를 구해야 하는 장벽도 있다. 카자흐스탄은 아직 비트코인 채굴업을 합법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이 지난 달 국가 채굴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최근 가상화폐 거래를 합법적으로 허가한 점에서 외신들은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은 분산원장에 거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자격이자 암호 격인 알고리즘을 풀어 작업증명에 따라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받는 것을 말한다. 게임에서 미션을 완수하고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받듯, 복잡한 암호(알고리즘)를 풀어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 행위를 비트코인 ‘채굴’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 보상 알고리즘을 풀기 위해 채굴업자들은 고성능 컴퓨터 여러 대를 수시로 돌린다. 이같은 ‘채굴업’을 하는 곳을 ‘채굴장’이라 부르고, 채굴업자들은 컴퓨터의 발열을 막기 위해 냉각 장치를 설치하거나 기온이 낮은 지역에 채굴장을 세운다.

고성능 컴퓨터와 냉각 장치 운영이 중심이 되다보니, 채굴업의 ‘단가’는 당연히 전기세에 따라 크게 오르내린다. 중국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전기세가 낮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거처를 옮겨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