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보험금 청구한다면…얼마나 간편해질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1-29 18:19 수정 2020-01-29 18:19

위·변조 불가능 분산원장 사용
보험사 제출용 병원서류 대체해

삼성 SDS 캠퍼스. 사진=삼성SDS
삼성 SDS 캠퍼스. 사진=삼성SDS
삼성 SDS가 블록체인을 통해 서류 증빙 없이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손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보험 가입자들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병원에서 전송한 카카오 알림톡 링크를 누르는 것만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기존 보험 가입자들이 진료 영수증 등 증빙 서류를 팩스 등의 방법으로 보험사에 보내야 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청구 절차를 간소화한 것은 분산 원장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다. 분산 원장이란 말 그대로 똑같은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부를 여러 명이 복사해 가지고 있는 보안 기술을 말한다.

분산 원장 시스템에서 새로운 거래가 이뤄지면 각 장부엔 해당 거래 내역이 기록된다. 만약 누군가 거래 내역을 위·변조 하려면 모든 원장을 일일이 조작해야 해 물리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에서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를 쓸 때 임대인과 임차인, 부동산이 똑같은 계약서를 한 부씩 나눠 갖는 것과 같은 원리다.

블록체인 시스템에선 일반적으로 거래에 참여한 모두가 장부를 나눠 갖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서의 경우보다 위·변조가 더 어렵다. 블록체인 기술이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는 평을 듣는 것은 이 때문이다.

위·변조 방지라는 장점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은 보험 등 여러 분야에서 번거로운 증빙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받았다. 삼성 SDS의 ‘실손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는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서류 위·변조를 막기 위해 이전처럼 보험가입자에게 증빙 자료를 제출하도록 시키는 대신, 병원 진료 기록 등을 분산 원장에 적어 보험사와 병원이 공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보험 가입자의 편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병원과 보험사의 서류 검증·관리 업무를 줄일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험금 청구 과정을 간소화한 것은 삼성 SDS가 처음이 아니다. 이미 헬스 스타트업 레몬헬스케어는 지난해 12월 KT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NH농협손해보험의 실손 보험금 청구 과정을 간소화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레몬헬스케어의 솔루션은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화재 등에도 적용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휴대폰 분실 및 파손 보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분산 원장 기술로 서비스 센터와 보험사가 보상 내역을 공유할 수 있어, 보험 가입자가 서비스 센터에서 받은 영수증 등을 보험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단 기존에 나온 블록체인 기반 보험금 청구 서비스는 관련 앱을 깔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삼성 SDS의 ‘실손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특징이다. 진료 이후 각 병원에서 전송하는 카카오 알림톡 링크로 앱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 삼성SDS는 ‘실손 보험금 간편청구 서비스’ 2020년 안에 이대목동병원, 서울의료원 등 국내 30개 병원과 8개 보험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주동일 기자 jdi@